국채 금리와 채권 가격은 왜 반대로 움직일까? 표면금리·수익률 차이

정해진 이자는 그대로인데 시장 금리가 바뀌는 원리와 장기채의 가격 변동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뉴스는 이미 발행된 국채가 앞으로 지급할 이자를 모두 올려 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고정금리 국채는 정해진 이자와 만기 상환금이 유지되더라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달라지면서 새로 매수하는 사람의 수익률이 바뀝니다.

이 글에서 설명하는 대상은 지급할 원금과 이자 일정이 정해진 일반적인 고정금리 채권입니다. 물가연동채나 변동금리채처럼 지급액 자체가 달라지는 상품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채라는 발행 주체와 고정금리라는 지급 조건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의 목차

표면금리와 국채 수익률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표면금리는 채권의 액면금액을 기준으로 약속한 이자를 계산하는 비율입니다. 액면금액은 발행 조건에 정해진 원금으로, 시장에서 실제로 지불한 매입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만기수익률은 현재 가격으로 채권을 사서 예정된 원리금을 받는다고 할 때 계산되는 수익률입니다. 정기적으로 받는 이자뿐 아니라 매입 가격과 만기 상환금의 차이, 각각의 돈을 받는 시점이 반영됩니다. 금융시장 기사에서 말하는 국채 금리는 보통 이런 시장 수익률을 가리키므로, 채권에 적힌 표면금리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미국 재무부도 고정금리 국채의 표면금리보다 만기수익률이 높으면 가격은 액면보다 낮고, 둘이 같으면 액면 수준, 수익률이 낮으면 가격은 액면보다 높아지는 관계를 설명합니다. 고정된 이자 조건과 달라지는 거래 가격을 분리하면 이 관계가 보입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새 매수자의 수익률은 왜 높아질까?

계산만을 위한 단순한 예로, 정확히 1년 뒤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300원을 한 번 받고 그전에 다른 지급은 없는 채권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실제 판매 상품이나 현재 국채 금리를 나타내는 숫자는 아닙니다. 세금과 수수료, 채무불이행은 제외합니다.

이 채권을 10,000원에 사면 1년 뒤 늘어나는 돈은 300원이고 수익률은 3%입니다. 같은 채권을 약 9,903.85원에 사면 1년 뒤 받을 10,300원은 그대로지만, 매입액 대비 수익률은 4%가 됩니다. 반대로 약 10,098.04원을 지불하면 수익률은 2%가 됩니다.

매수 시 요구되는 연 수익률현재 가격1년 뒤 받을 금액
2%약 10,098.04원10,300원
3%10,000원10,300원
4%약 9,903.85원10,300원

계산: 현재 가격 = 10,300원 ÷ (1 + 연 수익률). FINRA의 채권 수익률 정의를 한 번의 만기 지급으로 단순화한 설명용 계산입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아졌을 때, 이미 약속된 지급액을 가진 채권은 매입 가격이 낮아져야 그 수익률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이는 핵심입니다. 이자는 올려 주지 않지만 더 낮은 가격에 사면 같은 돈을 받을 때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실제 채권은 여러 번 받는 이자를 따로 계산한다

실제 이표채는 만기 전에 이자를 여러 차례 지급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모든 돈을 만기에 한 번 받는 것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반년 뒤 받는 이자, 1년 뒤 받는 이자, 만기에 받는 원금의 시점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기수익률은 이러한 미래 지급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합계가 지금의 가격과 같아지도록 만드는 할인율입니다. ‘할인’은 가격을 깎는 판촉 용어가 아니라, 미래의 돈을 현재 금액으로 바꾸는 계산을 뜻합니다. 같은 미래 금액이라면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할수록 현재 가치는 작아집니다.

반면 경상수익률은 연간 이자를 현재 채권 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매입 가격과 만기 상환금의 차이를 모두 담는 만기수익률과 다릅니다. 표면금리·경상수익률·만기수익률은 각각 답하려는 질문이 달라서, 한 채권에서도 서로 다른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장기 국채가 금리 변화에 더 크게 움직이는 이유

다른 조건이 비슷하면 만기가 긴 고정금리 채권은 짧은 채권보다 금리 변화에 가격이 더 민감합니다. 먼 미래에 받을 돈이 많을수록 할인율 변화가 현재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만기와 신용 조건이라면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도 일반적으로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합니다.

이 민감도를 설명할 때 ‘듀레이션’이라는 지표를 사용합니다. 단위가 연수여서 만기와 같아 보이지만, 가격이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설명하는 데 쓰입니다. 이자를 중간에 얼마나 받는지 등도 영향을 주므로 ‘만기 10년이면 듀레이션도 10’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가격 민감도를 나타내는 수정듀레이션이 7인 경우, 수익률이 0.1%포인트 상승하면 가격은 약 0.7% 하락한다고 근사할 수 있습니다. 금리 변화가 크면 곡선의 굽은 정도인 볼록성 등도 고려해야 하므로 이 계산은 정확한 미래 가격 예측이 아닙니다. 모든 만기의 금리가 같은 폭으로 움직인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려도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를 수 있을까?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서로 다른 대상입니다. 기준금리의 현재 수준 하나만으로 앞으로 10년간의 이자율과 위험 보상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진은 채권 수익률을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와 기간 프리미엄으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기간 프리미엄은 오랜 기간 채권을 보유하면서 금리 등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데 대한 보상 부분입니다. 연구 모형으로 추정하는 값이지 거래 화면에 별도 가격표로 붙어 있는 항목은 아닙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나 기간 프리미엄이 달라지면 장기 국채 금리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는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관계가 깨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금리인 정책금리와 장기채 수익률을 한 숫자로 취급했을 때 생기는 혼동입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을 모두 돌려받는다는 말의 범위

채무자가 약속을 이행하고 조기상환 등 별도 조건이 없다면, 일반적인 채권은 만기에 액면금액을 상환합니다. 여기서 돌려주는 금액은 내가 시장에서 지급한 매입 가격이 아니라 액면금액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액면보다 비싸게 샀다면 만기 원금만 비교할 때 매입액보다 작을 수 있고, 그 차이는 보유 중 받은 이자와 함께 계산됩니다.

만기수익률도 세후 실제 수익을 무조건 보장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중간에 받은 이자를 다시 투자하는 조건, 세금·수수료, 매도 시점이 실제 결과를 바꿉니다. 해외 국채라면 원화로 바꿀 때 환율 변화도 별도로 영향을 줍니다.

국채의 상환 가능성과 중도 매매 가격의 안정성도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발행국이 원리금을 지급하더라도, 금리가 바뀌면 만기 전 매도 가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채를 ‘국가가 갚는 채권’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언제 팔아도 손실이 없는 상품’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