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술이전이란? 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와 계약 규모의 차이

에이비엘바이오·GSK 사례로 보는 기술 사용권, 조건부 대금, 실제 매출의 구분

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은 개발 중인 약물이나 연구 기술을 다른 회사가 사용하고 개발·사업화할 수 있도록 권리를 주는 거래를 포함합니다. 완성된 약을 수출하는 거래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하지 않은 기술이나 여러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기술도 계약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조 원 기술이전 계약’이라는 뉴스와 ‘올해 수조 원 매출’은 다른 말입니다. 계약을 맺으며 받는 돈, 앞으로 개발 단계가 진행되어야 받는 돈, 실제 제품 판매 이후 받는 돈이 한 계약 안에 함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목차

기술이전은 회사를 통째로 파는 거래일까?

기술이전에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바이오 업계에서 자주 나오는 것은 기술 사용권을 주는 라이선스 계약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NIH는 특허 라이선스를 권리자가 상대방에게 해당 발명을 만들거나 사용·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하는 법적 계약으로 설명합니다. 회사의 주식을 매각해 지배권을 넘기는 기업 인수와는 구별됩니다.

독점 사용권은 정해진 범위에서 특정 상대방에게 권리를 주는 것이고, 비독점 사용권은 여러 상대방에게 권리를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해진 범위’입니다. 전 세계인지 특정 국가인지, 어떤 질환에 사용하는지, 어떤 기술과 자료가 포함되는지에 따라 계약 내용이 달라집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 WIPO는 라이선스에서 특허뿐 아니라 노하우·자료 등의 범위, 사용 분야와 지역을 명확히 구분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한 회사가 특정 기술을 이전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회사의 모든 신약 후보물질과 연구 결과가 상대방 소유가 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는 언제 받는 돈일까?

기술이전 대가는 하나의 금액으로만 구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약금은 계약 체결 등에 따라 지급하는 초기 대가입니다. 마일스톤은 임상 진입·허가·판매 목표 같은 약정 조건이 충족될 때 지급하는 단계별 대가입니다. 로열티는 제품 판매 등 계약에서 정한 사용 실적에 연동되는 대가입니다.

구분돈이 발생하는 주요 계기계약 규모를 읽을 때의 차이
계약금계약 체결과 약정된 초기 조건지급 시점·반환 조건은 개별 계약에 따름
개발·허가 마일스톤정해진 연구·임상·허가 단계 달성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면 전부 지급되지 않을 수 있음
판매 마일스톤약정된 판매 실적 달성출시만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님
로열티제품 판매 등 계약상 산정 기준 충족매출 기준·요율·공제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짐

구조의 근거: WIPO의 바이오 기술이전 계약 설명. 표는 일반적인 구분이며, 실제 지급 조건은 개별 계약에 따릅니다.

특히 마일스톤을 매년 정해진 날짜에 들어오는 할부금으로 생각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달력의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보다 계약에 정한 사건이 발생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후보물질이나 개발 프로그램의 조건부 대금을 합친 최대치가 계약 규모로 소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GSK 계약의 숫자를 나누어 보면

2025년 4월 7일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뇌 질환 관련 신약 개발에 활용할 Grabody-B 기술의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여러 개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협력입니다. 여기서는 당시 발표된 계약 구조를 설명하며, 이후 모든 대금이 지급됐다는 뜻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발표한 즉시 지급 계약금은 3,850만 파운드였습니다. 계약금과 단기 지급금인 연구 마일스톤·프로그램 확대 등에 따른 대금을 합친 금액은 최대 7,710만 파운드로 제시했습니다. 이 두 숫자는 별개 금액을 단순히 더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7,710만 파운드에는 앞의 계약금이 포함됩니다.

발표에는 여러 잠재적 개발 프로그램에 걸친 연구·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 대가가 최대 20억7,500만 파운드로 제시됐습니다. 제품이 상업화될 경우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별도로 언급됐습니다. ‘최대’라는 말은 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범위를 나타내며, 계약 체결 시 확보한 현금과 같지 않습니다.

GSK의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와의 신경퇴행성 질환 관련 협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협력 상대방의 발표에서 계약 자체가 확인된다는 것과 모든 세부 금액·지급 실적이 별도로 검증됐다는 것은 구분됩니다. 위 금액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당시 발표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Grabody-B 같은 플랫폼 기술은 후보물질 하나와 무엇이 다를까?

신약 후보물질은 특정 약으로 개발하는 대상이고, 플랫폼 기술은 여러 후보물질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기술을 뜻합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rabody-B를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약물을 전달하는 데 활용하려는 기술로 설명합니다. 기술의 목적을 설명하는 것이지 모든 약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혈액뇌장벽은 혈액과 뇌 조직 사이에서 물질의 이동을 선택적으로 제한하는 구조입니다. 미국 NIH 산하 NHLBI는 이 장벽이 유해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지만, 치료에 필요한 약물이 뇌로 전달되는 데도 어려움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약물 전달 기술이 별도의 연구 대상이 되는 배경입니다.

계약 대상이 공통 기술이면 이를 적용할 여러 개발 프로그램과 권리 범위가 함께 중요해집니다. 발표된 전체 계약 규모를 신약 한 개의 판매액으로 바꾸어 읽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특정 전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사실과 그 기술을 이용한 약의 치료 효과를 임상에서 확인했다는 사실도 별개입니다.

기술이전이 이뤄지면 임상 성공도 확인된 것일까?

계약은 기업 사이의 권리·대가·역할을 정하는 일입니다. 의약품 허가는 규제기관이 제출 자료를 검토하는 절차입니다. 서로 다른 주체가 서로 다른 내용을 판단합니다.

미국 FDA가 설명하는 일반적인 신약 개발 과정에는 발견·개발, 비임상 연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허가 심사, 허가 후 안전성 감시가 포함됩니다. 비임상 연구는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에 실험실과 동물 연구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단계입니다. 임상 연구에서는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의 안전성과 효과를 조사합니다.

임상 1상·2상·3상도 같은 실험을 단순히 세 번 반복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FDA의 개발 용어 설명에 따르면 초기에는 사람에게서의 안전성과 약물의 작용·처리 특성을 살피고, 이후 환자 집단에서 효과와 용량, 더 넓은 안전성 자료 등을 축적합니다. 실제 시험 설계는 질환과 약물, 개발 계획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큰 계약이 체결됐더라도 남아 있는 연구와 심사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개발 단계별로 대가가 나뉘는 계약은 이러한 미래 사건을 지급 조건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어느 후보물질이 성공할지, 얼마의 대금이 실제로 지급될지는 계약 규모만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계약 규모·현금 수령·회계상 매출은 왜 다를까?

계약 규모는 조건부 대가를 포함한 약정 금액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현금 수령은 실제로 돈이 들어온 사건입니다. 회계상 매출은 약속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한 정도와 계약의 회계처리에 따라 인식하는 금액입니다. 셋은 같은 시기에 같은 숫자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국제회계기준 IFRS 15는 고객에게 약속한 재화나 서비스가 이전되는 모습을 반영해 수익을 인식하는 원칙을 제시합니다. 기술 사용권을 주는 의무와 추가 연구를 수행하는 의무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에 따라 검토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초기 대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금액 전부가 당일 매출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기술이전 계약금은 모두 여러 해에 나눠 매출로 잡는다’는 설명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개별 계약의 의무와 이행 시점 등을 알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 기업의 실제 회계처리를 여기서 추정한 것은 아닙니다.

바이오 기술이전은 완성품 판매와 달리, 아직 진행 중인 연구에 관한 권리와 역할, 미래 성과에 따른 대가를 함께 정하는 거래입니다. 무엇을 사용할 권리인지, 어떤 조건에서 돈을 받는지,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나누면 큰 계약 금액 뒤의 사업 구조가 드러납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