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전환 뜻, 회사의 빚을 주식으로 바꾼다는 말

출자전환은 회사에 받을 돈이 있는 채권자가 그 채권의 전부나 일부를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회사는 전환된 부분의 빚을 줄이고, 채권자는 돈을 돌려받을 권리 대신 회사 지분을 갖게 된다.

핵심은 ‘돈을 없앤다’보다 ‘권리의 종류가 바뀐다’는 데 있다. 현금으로 상환받는 것과 주식을 받는 것은 다르며, 전환 금액과 받은 주식의 시장가치가 언제나 같은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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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가 주주가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채권은 약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받을 권리다. 주식은 회사의 지분이다. 출자전환된 부분에서는 채권자로서의 청구권이 줄거나 사라지고, 받은 주식에 따른 권리가 생긴다.

이전에는 정해진 돈을 받을 관계였다면 이후에는 지분의 가치와 배당 등 주주에게 해당하는 결과에 노출되는 관계로 바뀐다. 회사가 회복될 경우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지만, 받은 주식을 원래 채권 금액만큼 현금화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남은 채권이 있다면 그 부분은 별도로 존재한다. 출자전환을 했다는 회사 발표가 있다고 모든 채무가 없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실제 사례에서는 일부만 바꾸기도 한다

태영건설 제68회 무보증 사채의 2024년 채권신고 안내에는 보유 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채권으로 남겨 회사가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이 자료는 당시 특정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따른 안내다.

여기서 50%는 모든 출자전환에 적용되는 법정 비율이 아니다. 해당 채권에 정해진 조건이다. 출자전환 대상과 비율은 거래나 구조조정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 사례는 ‘채권 전부가 한꺼번에 주식이 된다’는 설명이 항상 맞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은 채권의 이자와 상환 조건, 새로 받을 주식의 조건은 서로 다른 내용이다. 실제 안내도 채권 신고와 주식 수령을 위한 절차를 따로 다룬다.

주식으로 전환되면 그날 바로 팔 수 있을까?

출자전환 결정, 실제 전환 실행, 주식 입고, 매도 가능 시점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태영건설 제68회 사채의 2024년 안내도 이 절차를 나누어 제시했다. 당시 예정 일정을 현재 진행 중인 일정이나 실행 완료 사실로 읽어서는 안 된다.

당시 안내에서 구분한 단계자료에 제시된 내용
사채권자집회 결의2024년 6월 11일
법원 인가2024년 7월 11일 완료로 안내
출자전환 실행인가 후 약 1.5개월 소요 예정
주식 지급출자전환일에서 약 2주 소요 예정
의무보유신주 상장일부터 1년으로 안내

자료: 태영건설 제68회 사채 채권신고·출자전환 안내, 2024년 당시 문서. 예정 일정은 변경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의무보유는 일정 기간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는 조건과 연결된다. 주식을 받았다는 사실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닌 실제 사례다. 여기의 1년은 해당 안내의 조건이지 모든 출자전환 주식에 적용되는 공통 기간이 아니다.

채권을 남기는 절차와 주식을 받는 절차도 다르다

같은 안내는 전환할 채권과 남겨 둘 채권을 구분하고, 잔고·소유자 확인과 새 주식의 수령 계좌를 따로 확인했다. 경제적으로는 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거래지만 실제 권리 기록에서는 여러 단계가 연결되는 것이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전환 비율만으로 거래의 모든 조건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어떤 채권이 남는지, 새 주식을 언제 받는지, 언제 처분할 수 있는지는 각각 별도 내용이다.

회사에 새 현금이 들어오는 것일까?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거래 자체는 외부 투자자가 현금을 새로 납입하는 거래와 다르다. 기존에 있던 채무 관계를 지분 관계로 바꾸는 것이므로, 전환 금액만큼 통장 잔액이 증가한다고 볼 수 없다.

국제회계기준 IAS 7은 현금 사용이 없는 투자·재무 거래를 현금흐름표의 현금 이동에서 제외하고 별도로 공시하도록 설명한다. 빚과 자본이 달라지는 것과 실제 현금이 오가는 것을 구분하는 원칙이다.

출자전환과 신규 자금 지원이 하나의 구조조정에 함께 포함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빚을 주식으로 바꾼 금액과 새로 공급된 현금은 별개다. 재무구조가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운영에 필요한 현금까지 모두 확보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장부의 빚과 새 주식의 가치는 같을까?

IFRIC 19는 채무 조건을 재협상해 주식 등 지분상품으로 금융부채를 없애는 경우의 채무자 회계를 다룬다. 적용 대상 거래에서는 발행한 지분상품의 공정가치 등을 기준으로 측정하고, 없어지는 부채의 장부금액과 차이가 있으면 손익에 반영한다.

장부금액은 회계에 기록돼 있던 금액이고, 공정가치는 정해진 평가 기준에 따라 측정한 가치다. 따라서 ‘채무가 얼마 줄었다’, ‘자본이 얼마 늘었다’, ‘어떤 손익이 생겼다’는 숫자가 항상 같은 금액일 필요는 없다.

이 회계 처리는 채무를 부담하던 회사 쪽의 설명이다. 채권자가 받은 주식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까지 같은 규정 하나로 설명하지 않는다. 기존 주주 자격으로 한 거래나 원래 계약에 정해진 전환 등에는 적용 제외 조건도 있다.

전환사채와 출자전환은 같은 뜻일까?

전환사채는 처음부터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출자전환은 채무를 지분으로 바꾸는 거래를 설명하는 말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채무 조건을 다시 정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둘 다 결과적으로 주식이 생길 수 있지만 출발점과 계약 구조가 다르다. IFRIC 19도 원래 금융부채의 계약 조건에 따른 주식 전환은 자신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한다.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같은 회계 처리나 절차를 전제할 수 없는 이유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도 새 주식이 발행되면 전체 주식 수와 지분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채무 감소만이 아니라 새 지분이 누구에게 배정되는 거래인지도 출자전환의 일부다.

빚이 줄면 회사의 문제도 해결될까?

IMF 직원들이 2016년 중국 기업부채를 다룬 글에서는 출자전환이 부채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완결된 해결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은 당시 중국 상황에 관한 저자들의 분석이지 현재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저자들은 사업의 존속 가능성과 실제 영업 구조조정, 평가 가치, 은행이 지분을 보유하며 생기는 이해관계 등을 함께 다뤘다. 채무 형식의 변경과 사업 자체의 회복은 다르다는 취지다.

회사의 빚이 주식으로 바뀌어도 고객 수요, 생산 비용, 판매 구조가 자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출자전환은 재무 관계를 바꾸는 수단이며, 기업 회복의 결과 그 자체를 뜻하지 않는다.

출자전환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구분은 채권과 주식, 부채 감소와 현금 유입, 거래 금액과 주식 가치다. 이 세 가지를 나누면 ‘빚을 주식으로 바꿨다’는 발표가 무엇을 바꾸고 무엇까지는 말해주지 않는지 드러난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