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인데 현금이 부족할 수 있을까? 이익과 현금흐름의 차이

회사가 이익을 냈어도 현금이 부족할 수 있다. 이익은 일정 기간의 매출과 비용을 회계 기준에 따라 계산한 결과이고, 현금흐름은 실제 돈이 들어오고 나간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상품을 팔았지만 돈은 나중에 받는 거래, 앞으로 팔 재고를 미리 사는 거래, 오래 사용할 설비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거래에서는 두 숫자가 달라진다. 흑자라는 말만으로 지금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이유다.

이 글의 목차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가 다른 것을 보여준다

손익계산서는 기간의 매출과 비용, 이익을 보여준다. 현금흐름표는 같은 기간의 현금 유입과 유출을 보여준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날짜에 가진 자산과 부담하는 부채, 자본을 보여준다.

미국 SEC의 재무제표 안내도 이익을 냈는지와 현금을 창출했는지를 구분한다. 사업이 벌어들인 성과와 그 성과가 현금으로 실현되는 시점은 항상 같지 않다.

이는 회계상 이익이 의미 없는 숫자라는 뜻이 아니다. 이익과 현금흐름이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는 뜻이다. 현재의 현금 잔액에는 영업뿐 아니라 돈을 빌리거나 자산을 판 결과도 포함될 수 있다.

물건을 팔았는데 아직 돈을 받지 못한 경우

매출채권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직 받지 못한 돈에 대한 권리다. 매출 인식 요건을 충족했어도 결제일이 뒤에 있으면 매출과 입금 시점은 달라진다.

IFRS 15는 고객에게 약속한 재화나 서비스가 이전되는 시점 또는 기간을 기준으로 매출을 설명한다. 단순히 통장 입금 날짜만으로 매출을 기록하는 방식이 아니다.

따라서 매출이 늘면서 받을 돈도 함께 늘 수 있다. 현금흐름표의 간접법에서는 이런 영업 자산·부채의 변화를 조정한다. 이익에 반영됐지만 아직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은 부분과 실제 입금을 구분하는 과정이다.

재고를 먼저 사면 왜 돈이 묶일까?

재고는 앞으로 팔 상품이나 생산에 사용할 재료 등이다. 현금으로 재고를 사면 돈은 먼저 나가지만, 구입한 재고 전부를 곧바로 그 기간의 매출원가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IAS 2는 재고가 판매됐을 때 관련 매출이 인식되는 기간에 재고의 장부금액을 비용으로 인식하도록 설명한다. 아직 판매하지 않은 재고와 판매한 상품의 원가를 구분하는 것이다. 재고 가치 하락이나 손실은 별도의 비용 인식 사유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고 확보로 현금이 먼저 나가는 시점과 판매를 통해 비용이 반영되는 시점이 달라진다. 재고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과잉 재고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재고라는 자산이 현금과 동일한 상태는 아니다.

설비 구입과 감가상각은 왜 다르게 나타날까?

오래 사용할 기계를 현금으로 사면 구입 시 현금이 지출된다. 그러나 일정 요건을 충족한 설비의 원가는 자산으로 기록하고 여러 사용 기간에 걸쳐 감가상각으로 배분한다.

감가상각은 설비 원가 등을 사용 기간에 나누어 반영하는 회계 처리다. 해당 기간의 감가상각비가 기록된 날 같은 금액의 현금이 새로 빠져나간다는 뜻은 아니다.

SEC의 설명에서는 설비 구매가 투자활동 현금 유출로 나타나고, 간접법의 영업현금흐름 계산에서는 현금 지출이 아닌 감가상각비를 이익에 다시 더해 조정한다. 이 조정으로 ‘감가상각이 현금을 만들어낸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익 계산에 포함된 비현금 비용을 되돌리는 것이다.

현금흐름은 왜 세 갈래로 나눌까?

구분대표적인 현금 이동
영업활동제품 판매·서비스 제공 등 주요 사업에서 받거나 지급하는 돈
투자활동장기 자산이나 투자자산을 사거나 파는 돈
재무활동차입·상환, 주식 발행 등 자금 조달과 관련된 돈

표 근거: IFRS Foundation, IAS 7

대출을 받아 현금이 늘었다고 그 금액이 매출이나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대출 원금을 갚아 현금이 줄었다고 그 전액이 손익계산서의 비용인 것도 아니다. 원금 상환과 이자 비용은 구분된다.

영업에서 현금이 들어와도 설비 투자나 차입금 상환으로 전체 현금은 줄 수 있다. 따라서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라는 것과 기말 현금이 기초보다 늘었다는 말도 같지 않다.

실제 교육 자료의 숫자로 보면

SEC 직원의 현금흐름표 교육 자료는 순이익 435,000달러와 영업현금흐름 445,050달러가 다른 사례를 제시한다. 감가상각과 매출채권·재고·매입채무 등의 변화가 조정돼 두 금액이 달라진다.

같은 사례에서 설비 구입으로 투자활동 현금 185,000달러가 나가고, 재무활동에서는 순액 149,000달러가 들어온다. 합계 현금 증가는 409,050달러다. 이는 순이익 435,000달러와 또 다른 숫자다.

이 사례는 특정 상장회사의 실적이 아니라 SEC가 설명을 위해 제시한 예시다. 이익에서 영업현금흐름으로, 다시 전체 현금 증감으로 넘어갈 때 무엇이 추가되는지를 보여준다.

거래처는 돈을 받았는데 회사의 지급 의무는 남는 경우

공급자금융에서는 금융기관 등이 구매회사의 거래처에 먼저 대금을 지급하고, 구매회사가 나중에 금융기관에 갚는 구조가 사용된다. 거래처가 현금을 받았다는 사실과 구매회사의 지급 의무가 끝났다는 사실이 달라질 수 있다.

IASB의 2023년 설명은 이런 약정이 회사의 부채와 현금흐름, 유동성 위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기존 자료만으로 충분히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를 다뤘다. 유동성 위험은 지급해야 할 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위험이다.

새 공시 요구는 약정의 조건, 관련 부채 금액, 공급자가 이미 금융기관에서 받은 금액, 지급기일 범위 등을 구분한다. IAS 7과 IFRS 7의 이 개정은 2024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연간 보고기간부터 적용된다. 모든 한국 기업의 모든 외상거래가 이 약정에 해당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금흐름표 외에 주석이 필요한 이유

IASB의 별도 투자자 설명은 공급자금융에 편입된 채무가 기존 매입채무 분류를 유지하는 경우와 차입금 등 다른 항목으로 바뀌는 경우를 나눈다. 이런 변화가 모두 회사 통장에서 현금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매입채무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 아직 지급하지 않은 금액이다. 거래의 결제 상대와 조건이 바뀌면 겉으로 비슷한 부채 잔액이어도 실제 지급 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현금 이동의 합계와 약정 조건을 설명하는 주석이 서로 보완된다.

이 사례는 현금흐름표가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현금흐름표는 돈이 오간 결과를 보여주고, 주석은 남아 있는 의무와 그 조건을 더 설명한다. 흑자 여부와 통장 잔액만으로 지급 능력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없는 이유가 한층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흑자와 지급 능력은 어떻게 다를까?

‘흑자인데 돈이 없다’는 상황은 이익과 현금의 시점 차이, 투자와 상환 등 현금 사용이 함께 존재하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보유한 현금의 규모와 다가오는 지급일도 관련된다.

현금흐름표는 일정 기간의 흐름이고 현금 잔액은 특정 시점의 금액이다. 기간 중 현금을 창출했더라도 어느 날 지급해야 할 돈이 더 크면 자금 부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이익은 사업 성과를, 현금흐름은 돈의 이동을, 현금 잔액은 현재 보유량을 설명한다. 세 숫자는 서로 연결돼 있지만 서로를 대신하지 않는다.

참고자료